하나님의 등기부등본 (여호수아 13장 15~33절)
(15) 모세가 르우벤 자손의 지파에게 그들의 가족을 따라서 기업을 주었으니 (16) 그들의 지역은 아르논 골짜기 가에 있는 아로엘에서부터 골짜기 가운데 있는 성읍과 메드바 곁에 있는 온 평지와 (17) 헤스본과 그 평지에 있는 모든 성읍 곧 디본과 바못 바알과 벧 바알 므온과 (18) 야하스와 그데못과 메바앗과 (19) 기랴다임과 십마와 골짜기의 언덕에 있는 세렛 사할과 (20) 벳브올과 비스가 산기슭과 벧여시못과 (21) 평지 모든 성읍과 헤스본에서 다스리던 아모리 족속의 왕 시혼의 온 나라라 모세가 시혼을 그 땅에 거주하는 시혼의 군주들 곧 미디안의 귀족 에위와 레겜과 술과 훌과 레바와 함께 죽였으며 (22) 이스라엘 자손이 그들을 살륙하는 중에 브올의 아들 점술가 발람도 칼날로 죽였더라 (23) 르우벤 자손의 서쪽 경계는 요단과 그 강 가라 이상은 르우벤 자손의 기업으로 그 가족대로 받은 성읍들과 주변 마을들이니라 (24) 모세가 갓 지파 곧 갓 자손에게도 그들의 가족을 따라서 기업을 주었으니 (25) 그들의 지역은 야셀과 길르앗 모든 성읍과 암몬 자손의 땅 절반 곧 랍바 앞의 아로엘까지와 (26) 헤스본에서 라맛 미스베와 브도님까지와 마하나임에서 드빌 지역까지와 (27) 골짜기에 있는 벧 하람과 벧니므라와 숙곳과 사본 곧 헤스본 왕 시혼의 나라의 남은 땅 요단과 그 강 가에서부터 요단 동쪽 긴네렛 바다의 끝까지라 (28) 이는 갓 자손의 기업으로 그들의 가족대로 받은 성읍들과 주변 마을들이니라 (29) 모세가 므낫세 반 지파에게 기업을 주었으되 므낫세 자손의 반 지파에게 그들의 가족대로 주었으니 (30) 그 지역은 마하나임에서부터 온 바산 곧 바산 왕 옥의 온 나라와 바산에 있는 야일의 모든 고을 육십 성읍과 (31) 길르앗 절반과 바산 왕 옥의 나라 성읍 아스다롯과 에드레이라 이는 므낫세의 아들 마길의 자손에게 돌린 것이니 곧 마길 자손의 절반이 그들의 가족대로 받으니라 (32) 요단 동쪽 여리고 맞은편 모압 평지에서 모세가 분배한 기업이 이러하여도 (33) 오직 레위 지파에게는 모세가 기업을 주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그들에게 말씀하신 것과 같이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들의 기업이 되심이었더라
1. 부동산 거래할 때, 계약 전에 반드시 확인하는 서류 중의 하나가 ‘등기부등본’입니다. 아파트나 토지를 매매할 때, 전세 월세를 계약할 때, 이 부동산의 진짜 소유자가 누구인지, 혹시 빚은 없는지 확인하는 중요한 문서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이 등기부등본 서류를 읽는 것이 재미있으신가요? 필요해서 꼼꼼히 살필 뿐이지 사실 내용은 딱딱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여호수아 13장이 딱 그렇습니다. 가나안 정복 후 지파별로 땅을 분배하는 내용이 이어지는데 마치 남의 집 등기부등본을 읽는 것처럼 지루합니다. 발음조차 힘든 낯선 지명과 경계들이 끝없이 나열되니 읽다가 졸음이 쏟아지기 십상입니다.
2. 하지만 이 건조한 문서 더미 속에 반짝이는 보석 같은 단어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바로 ‘그 가족대로’ 또는 ‘가족을 따라서(according to their clans)’라는 표현입니다. 여호수아 13장 15절, 23절, 24절, 28절, 29절, 31절 무려 여섯 번이나 반복해서 나옵니다. 그중에서 15절을 읽겠습니다. ‘모세가 르우벤 자손의 지파에서 그들의 가족을 따라서 기업을 주었으니’ 또 24절을 보십시오. ‘모세가 갓 지파 곧 갓 자손에게도 그들의 가족을 따라서 기업을 주었으니’ 여기서 ‘가족’이란 지금의 가족과 같은 개념은 아닙니다. 이보다는 더 확대된 개념인 ‘집안’ ‘친족’이란 의미입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하나님께서 땅 분배를 하실 때 이스라엘을 뭉뚱그려 대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냥 ‘하나님께서 열두 지파에 땅을 분배하였다’라고 해도 되지만, 오늘 본문을 보십시오. 각 지파, 각 가문의 수와 형편, 그들의 필요를 세밀하게 살피셔서 맞춤형으로 땅을 분배해 주셨습니다. 지명 하나하나가 꼼꼼히 기록된 것은, 곧 하나님의 세밀한 관심을 보여 줍니다.
3. 이것은 오늘, 이 새벽, 기도의 자리에 나온 우리에게 적지 않은 위로를 줍니다. 하나님은 우리 각자가 처한 형편에 따라 맞춤형으로 응답하신다는 말입니다. 여러분이 추운 새벽에 나와 기도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 있을 겁니다. “하나님이 정말 나 같은 사람의 기도를 들으실까?” “이렇게 오랫동안 기도하는데 왜 응답이 더딜까?” 하지만 불안해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그 복잡한 지명들 속에 각 가문의 몫을 정확히 챙겨두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오늘 우리의 형편도 정확히 알고 계십니다. 우리의 머리털 하나까지 다 세신 바 되신 주님은,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내가 지금 무엇 때문에 가장 힘들어하는지 누구보다 잘 아십니다. 그러니 낙심하지 말고 계속해서 기도하시기를 바랍니다.
4. 그런데, 이 꼼꼼한 분배 명단에서 제외된 지파가 하나 있습니다. 네 바로 레위 지파입니다. 본문 여호수아 13장 33절을 함께 읽겠습니다. ‘오직 레위 지파에게는 모세가 기업을 주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그들에게 말씀하신 것과 같이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들의 기업이 되심이었더라’ 이 구절을 읽으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흔히 레위 지파는 오늘날의 목회자나 신학생들로 비유하곤 합니다. 다른 생업을 갖지 않고 오직 말씀과 기도로 섬기는 이들이니, 땅에 욕심내지 말고 청빈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목회자 처지에서는 충분히 새겨야 할 귀한 말씀입니다. 하지만 이 말씀을 단지 목회자에게만 적용되는 윤리로 국한한다면, 우리는 더 크고 놀라운 은혜의 비밀을 놓치게 됩니다. 신약 시대를 사는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모두가 ‘왕 같은 제사장’으로 부름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즉, 레위 지파가 받은 약속은 특정한 직분자만 아니라 바로 오늘, 이 새벽에 나온 저와 여러분, 우리 모두를 향한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5. 여러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르우벤이나 갓 지파가 받은 ‘기름진 땅’이 더 좋아 보입니까, 아니면 레위 지파가 받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 더 좋아 보입니까? 솔직히 당장은 눈에 보이는 땅이 더 좋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땅은 언젠가 흉년이 들어 마르기도 하고, 전쟁으로 빼앗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하나님은 결코, 마르지 않는 샘이며,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영원한 반석이요 산성입니다. 다른 지파들은 하나님의 선물을 받았지만, 레위 지파는 선물을 주시는 하나님 그 자체를 받은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진정 구해야 할 것은 눈에 보이는 땅이 아니라 하나님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보물 창고의 열쇠를 가진 분을 소유했다면, 사실상 창고의 모든 것을 가진 것이나 다름이 없지 않습니까? 바로 이것이 레위 지파가 받은 복이요, 저와 여러분이 받은 최고의 복입니다.
6. 말씀을 맺습니다. 오늘 우리는 두 가지 은혜를 붙들어야 합니다. 첫째, ‘하나님은 우리의 형편에 맞게 기업을 주십니다’ 각 지파의 가족대로 형편에 맞게 꼼꼼히 챙겨주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마땅히 하나님 아버지께 이 세상을 살아갈 때 필요한 물질, 건강, 자녀의 축복을 구해야 합니다. 하지만 둘째, ‘우리의 가장 가장 큰 기도 제목은 땅 아닌 하나님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렇게 기도하십시오. “하나님, 우리 가정이 세상의 땅이나 물질은 좀 덜 가져도 되니, 하나님을 잃어버리지 않는 가정이 되게 해 주십시오. 하나님 한 분만으로 만족하는 복된 가정이 되게 해 주십시오.” 하나님께서 이 새벽에 나와 기도하는 우리 모두의 간구를 들으시고, 하나님이 우리 삶의 전부가 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기도문)) 우리보다 우리를 잘 아시는 하나님 아버지, 우리의 처한 형편에 따라 가장 좋은 것으로 공급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섬세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닮아 우리도 다른 이들의 필요를 세밀하게 살피고 공급해 주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무엇보다, 하나님이 주신 복보다 복의 근원인 우리 주님을 우리 마음의 중심에 모시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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