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에 나온 기도 (역대상 4장 1~10절)
(1) 유다의 아들들은 베레스와 헤스론과 갈미와 훌과 소발이라 (2) 소발의 아들 르아야는 야핫을 낳고 야핫은 아후매와 라핫을 낳았으니 이는 소라 사람의 종족이며 (3) 에담 조상의 자손들은 이스르엘과 이스마와 잇바스와 그들의 매제 하술렐보니와 (4) 그돌의 아버지 브누엘과 후사의 아버지 에셀이니 이는 다 베들레헴의 아버지 에브라다의 맏아들 훌의 소생이며 (5) 드고아의 아버지 아스훌의 두 아내는 헬라와 나아라라 (6) 나아라는 그에게 아훗삼과 헤벨과 데므니와 하아하스다리를 낳아 주었으니 이는 나아라의 소생이요 (7) 헬라의 아들들은 세렛과 이소할과 에드난이며 (8) 고스는 아눕과 소베바와 하룸의 아들 아하헬 종족들을 낳았으며 (9) 야베스는 그의 형제보다 귀중한 자라 그의 어머니가 이름하여 이르되 야베스라 하였으니 이는 내가 수고로이 낳았다 함이었더라 (10) 야베스가 이스라엘 하나님께 아뢰어 이르되 주께서 내게 복을 주시려거든 나의 지역을 넓히시고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 나로 환난을 벗어나 내게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 하였더니 하나님이 그가 구하는 것을 허락하셨더라
1. 이번 주부터 역대상을 함께 묵상합니다. 본문은 역대상 4~6장까지로,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4장은 유다와 시므온 자손의 계보를 다루고, 5장은 요단 동쪽에 자리를 잡은 르우벤, 갓, 므낫세 반 지파의 역사와 그들이 하나님께 범죄(犯罪)하여 사로잡혀 간 사연을 전합니다 (역대상 5장 26절). 6장은 성전 예배와 찬양을 담당한 레위 지파의 족보와 거주지를 상세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전체 본문을 다 다루지 않고, 역대상 4장 9~10절에 나오는 ‘야베스의 기도’를 중심으로 말씀을 전하고자 합니다.
2. 아담부터 시작된 역대상의 족보는 계속해서 이름만 나열되다가, 4장 9절 ‘야베스’라는 인물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구체적인 내용이 등장합니다. 역대상 4장 9절을 함께 읽겠습니다. ‘야베스는 그의 형제보다 귀중한 자라 그의 어머니가 이름하여 이르되 야베스라 하였으니 이는 내가 수고로이 낳았다 함이었더라’ ‘야베스는 그의 형제보다 귀중한 자라’ 그렇다면 당연히 왜 그가 귀중한 자인지 그 이유가 이어져야 할 텐데, 본문에는 그 이유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저 그 아이를 고통스럽게 출산했다는 이야기만 나올 뿐입니다.
3. 갓 태어난 자녀의 이름을 짓는 것은 부모에게 참으로 영광스럽고 특별한 일입니다. 평생 불리게 될 이름이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 나오는 ‘야베스’라는 이름은 의외로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고통’ ‘슬픔’ ‘근심’이라는 뜻입니다. 보통의 부모라면 자녀가 좋은 의미와 축복 속에 기억되기를 바라며 이름을 고민할 텐데, ‘야베스’의 어머니는 달랐습니다. 우리는 이 대목에서 다양한 상상의 날개를 펴볼 수 있습니다. 일단 ‘야베스’라는 이름을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가 지었다는 점, 그리고 출산할 때 아이를 고통스럽게 낳았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바탕으로 학자들은 ‘야베스’의 어머니가 미혼모였거나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남편을 잃었다거나, ‘야베스’가 중증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4. 여러분이 ‘야베스’로 태어났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축복받은 환경이 아닌 역기능적인 가정에서, 부모의 따뜻한 돌봄조차 받지 못하고 자란 인물이 ‘야베스’였습니다. 이름의 뜻도 ‘고통’ ‘슬픔’ ‘근심’이라고 하니, 그 이름이 주는 부정적인 굴레 속에서 삶이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타고난 환경과 조건이 마치 내 운명을 결정짓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입니다. 우리 중에도 ‘야베스’와 같은 척박한 상황에서 태어나고 자란 분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 힘든 시간을 어떻게 이겨내고 지금 이 자리까지 오셨습니까? 오늘 본문에서 ‘야베스’는 이 절망적인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 냈을까요? 역대상 4장 10절에서 그 비밀을 가르쳐줍니다. 10절을 읽겠습니다. ‘야베스가 이스라엘 하나님께 아뢰어 이르되 주께서 내게 복을 주시려거든 나의 지역을 넓히시고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 나로 환난을 벗어나 내게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 하였더니 하나님이 그가 구하는 것을 허락하셨더라’
5. ‘야베스의 기도’는 단면만 보면 전형적인 기복 신앙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말 그대로 복을 갈망하고 기원하는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나온 전형적인 기복 신앙의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야곱입니다. 야곱은 그야말로 복에 사로잡힌 사람이었습니다. 쌍둥이 형인 ‘에서’에게 돌아가는 장자의 축복권을 얻기 위해, 배고픈 형에게 떡과 팥죽을 건네며 장자의 명분을 자신에게 팔라고 요구합니다. 심지어 나이가 들어 눈이 어두워진 아버지 이삭 앞에 형의 털옷을 입고 나타나 장자의 축복 기도를 가로챕니다. 분명 야곱의 행동은 계산적이고 야비하지만, 결과적으로 하나님은 누구의 손을 들어줍니까? 에서가 아닌 야곱의 손을 들어줍니다. 에서의 삶 자체도 인정해 주지만, 믿음의 족장으로 대를 이은 사람은 야곱이었습니다.
6. 이 점에서 ‘야베스의 기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크게 두 가지를 구합니다. 첫째, 지역을 넓혀 달라고 구합니다. 지역을 넓혀 달라는 기도는 부동산이 많아지고, 기왕이면 땅값이 올라 재물이 많아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지역은 우리 삶의 경계이고 영역입니다. 즉, 타고난 삶의 배경, 가정 분위기, 부모라는 울타리입니다. ‘야베스’에게 속한 지역은 ‘고통’으로 얼룩진 그의 삶, 부정적인 삶의 환경, 정상적이지 못한 가정, 혹은 선천적 장애라 할 수 있습니다. ‘야베스’는 주어진 자신의 ‘삶의 경계’를 뛰어넘기를 하나님께 구했습니다. 우리도 기도할 때 야베스의 기도처럼 구해야 합니다. ‘하나님, 제 상황이 다른 사람보다 좋지 않지만, 주님! 제 지경을 넓혀 주옵소서’, ‘현재 상황이 고통스럽지만, 주님이 경계를 깰 수 있도록 용기를 주옵소서.’
7. 그런데 만약 야베스가 이 기도에서 그쳤으면 결코 참된 행복을 누리지 못했을 것입니다. 야곱처럼 자수성가하고 세상에서 성공한 삶을 이루었을지 몰라도, 사람들에게 ‘존귀한 자’로 기억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지경이 넓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살펴야 할 일과 다루어야 할 인간관계도 많아진다는 뜻입니다. 지경이 넓어짐에 따라 얻는 유익도 있겠지만, 그만큼 신경 써야 할 일들, 고민거리들이 많아집니다. 그래서 야베스는 두 번째 기도를 올립니다. ‘나로 환난을 벗어나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 얼핏 들으면 ‘꽃길만 걷게 해달라’는 이기적인 기도로 들립니다. 지경도 넓어지면서 근심과 환난에서 벗어나게 해달라는 기도입니다. 일반적인 우리 삶에서 공존하기 어려운 두 가지를 구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어떻게 하셨습니까? 허락하셨습니다. 지경도 넓혀 주셨고, 근심도 없게 해 주셨습니다.
8. 예수님은 우리에게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주시리라’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기도를 시작하자마자 ‘하나님 뜻대로 해주세요’라는 기도는 진정성이 없습니다. 아버지 되시는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듣고 싶어 하십니다. 우리와 대화하고 싶어 하십니다. 요즘 우리의 감정이 어떤지, 요즘 무엇 때문에 속상한지,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이것을 구하는 것을 하나님은 기뻐하십니다. 이 아침 우리의 기도가 ‘야베스의 기도’처럼 우리의 연약함을 인정하며 우리의 필요를 담대하게 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도문)) 하나님, 야베스의 기도처럼 우리의 지경을 넓혀 주옵소서.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이 부정적이라고 해도 그것을 예수의 이름으로 극복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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